몇달 전부터 정기구독하고 있는 이상우 애널리스트의 부동산 월간 매거진 "부동산 라이프" 9월호가 배송되었다.
유튜브나 방송에 나오는 부동산 전문가들은 크게 두 종류가 있는 것 같다. 시장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관점의 전문가, 그리고 실제로 부동산 시장의 실전투자자 관점의 전문가들이다.
개인적으로 애널리스트 관점의 전문가 중에서는 이상우 애널리스트를 좋아한다. 분석이 예리한데 드라이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데이터에 기반을 둔 분석은 드라이하게 접근하는 게 정석이라...여러모로 이분의 분석이나 코멘트에 동의할 때가 많다.
그래서 "부동산 라이프" 구독을 시작했고, 매달 월말~월초가 되면 이거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달동안 있었던 부동산 시장 이슈를 정리하고 중요한 내용들 놓치지 않게 짚어보기에는 참 괜찮다. 1년에 16만원 정도니까, 한달로 따지면 대략 13,000원 정도의 구독료가 들어가는 셈인데, 내가 놓칠 수 있는 포인트들을 짚어보는 데 전문가의 지식과 관점을 레버리지 하는 비용으로 이 정도면 감사한 마음으로 구독해야하지 않나 싶다.
여튼! 이번 9월호 중, 최근 부동산 시장 뉴스를 정리해준 부분들을 읽다가 "금리 인상"과 "2020 주거실태조사"에 대한 기사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서 발췌해봤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금리가 올라도 집값에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동의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이상우 애널리스트의 지적처럼, 주택 구입에 뛰어드는 사람들 중에서 0.25%p 오른 금리를 충분히 견딜 정도로 구매력이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데 동의하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지난 몇 년간 엄격하게 주택 관련 대출 규제를 해왔기 때문에(집값이 비싼 수도권의 투기/투과지역에서는 어차피 LTV 비율이 40% 밖에 안되었고, 그것도 9억 언더까지였으며, 15억 이상 주택에 대해서는 어차피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0%였음) , 금리가 이 정도로 찔끔 오른다고 해서 사달이 날 수가 없는 탄탄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올린 경제기사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과도한 가계부채는 관리되어야 하지만, 지금 관리대상이 되어야 할 시한폭탄은 주택 관련 대출이 아니라, 자영업자들이 받은 대출이었을 것이다.
이상우 애널리스트의 분석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금리가 오르면 자영업자 중에서도 영세 자영업자가 힘들어진다. 코로나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그런 사업자들 말이다. 벌어둔 게 없으면 대출이라도 받아 사는데, 이런 상황에 금리가 오르면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된단 말인지 꼭 상상을 해봐야 알까?"
그리고, 주택 관련 대출은 계속 제한해왔지만 상가나 토지, 오피스텔쪽 대출은 그렇지 않았다. 최근 사람들이 상가투자나 꼬마빌딩, 오피스텔이나 생숙으로 몰려간 것도 대출이 잘 나와서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그 동안 대출을 많이 받아서 금리가 오르면 부담을 느낄 사람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이라기보다는, 비주택 대출, 그러니까 건물이나 수익형 부동산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금리가 올라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 그걸 자부담할까? 당연히 임차인들에게 전가할 것이다. 이건 불보듯 뻔하다. 그러면 임차인들, 다시 자영업자들의 임대료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임대료가 올라가면 물가도 오를텐데, 내 월급은 그 만큼 오르지 않을 것도 뻔하다 ㅠㅠ
고로...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집값 통제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했겠으나, 그 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영세 자영업자들만 더 힘들어지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신규 분양자들의 집단대출, 그러니까 중도금대출이 중도에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데... 이게 정말 말이 되는 일인가 싶다. 더 거칠게 말하고 싶지만 참아야겠다.
정부는 언제나 실수요자를 보호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돌아가는 정책은 실수요자들에게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선진국 어디에도 집값의 대부분을 모아서 집을 사는 나라는 없다. 집값은 경제규모가 발전한 나라일수록 비싸고, 레버리지를 끼고 사는 거다.
그런데 집값 잡는다고 대출규제를 하니까, 며칠 전 나온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 청약처럼, 중도금 대출 없이 All 자납하라는 분양이 등장하는 거 아닌가? 이제 10억 정도 들고 있는 현금부자 아니면 실수요자도 아파트 청약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게다가 거긴 85제곱 초과가 없어서 추첨제도 없고, 고로 처분 서약을 전제로 한 1주택자 청약도 불가능하다.
한 마디로 무주택자만 신청 자격이 되는데, 분양가는 8억~10억이고, 중도금 대출은 없다. 무주택자이면서 10억 현금을 가진 사람. 혹은 10억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만 청약이 가능하고, 로또급 안전마진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누굴 위한 청약제도이고 대출 제한인지 정말 모르겠다.
2020 주거실태조사, 주거에 대한 국민의 수요
"2020 주거실태조사" 자료에 대한 짤막한 기사에도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우선, 이 조사는 결과 자체도 상당히 공감이 된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주거지원 프로그램은 "대출"이었다. "주택구입 자금 대출"이 34.6%로 가장 많았고, "전세자금 대출"이 24.5%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둘을 합치면 59.1%, 그러니까 무려 응답자의 60%가 제일 필요한 주거지원 프로그램이 "대출"이라고 답한 셈이다. 정부가 그토록 밀고 있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이라고 답한 사람은 11.6% 뿐이었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3만불을 넘었다. 3만불 넘는 경제규모와 수준을 가진 나라에서 바라는 주거환경은 공공임대주택이 아니다. 사람들은 1인 가구라도 20~30평의 방 3개짜리 아파트에서 살기를 원한다. 1인가구라서 원룸에서 살아도 되거나, 신혼부부라서 10평대 아파트에서 살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임대가 아니라, 내 명의의 안정된 집을 갖고 싶어한다.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살고 싶은 욕구를 투기 욕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왜 임대만 자꾸 짓고, 자꾸 임대에 살라고 하며, 대출은 조이는 지 모르겠다. 상환능력이 있으면 대출받아서 집 살 수 있게 하는 게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디자인한 김모 수석이 쓴 책에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집을 소유하게 되면 성향이 보수화되는 것을 우려해서 일부로 집 못사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예전에는 음모론(!)이었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합리적 의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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